녹내장, 이것이 궁금해요
녹내장 환자가 커피 마셔도 괜찮은가요?
작성자
이창규
작성일
2018-07-26
조회
1185
녹내장 환자가 커피 마셔도 괜찮은가요?
전세계 사람들이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가 커피라고 합니다. 커피는 70개국에서 연간 약 600만톤이 생산되고 60여 국가로 수출 되고 있으며 석유 다음으로 많이 거래되는 국제 상품입니다. 커피 생산을 거의 하지 않는 우리나라조차도 국민 1인당 일년에 349잔(2015년 기준)을 마시며 이는 모든 국민이 거의 하루에 한 잔씩은 마신다는 이야기인데, 사실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양을 마신다는 뜻입니다.1) 세계 커피 소비량 1위인 미국을 뒤이어 한국은 15위의 소비량을 보이고 있고, 매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2)

커피의 기원
커피의 기원에는 크게 두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 가설의 배경은 서기 575년부터 850년 사이로 커피나무는 동아프리카 에디오피아의 카파주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당시 산속에 거주하던 유목민들이 음료대신 커피열매를 먹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하나의 가설은 서기 1000년경 에디오피아에서 Kaldi라는 염소치기가 빨간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활발해지는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직접 열매를 먹어본 후 정신을 맑게 해주고 에너지를 주는 것을 느껴 ’천국에서 온 베리들’이라고 명명하고 수도원장에게 이 열매를 소개했으나 화로불에 태워버렸는데, 불에 구워진 베리들이 커피콩으로 구워지면서 커피향이 수도원에 확산되었고, 카페인에 의해 사람들이 좋은 효능을 체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에 한 수도자가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화로불에 구운 커피콩을 건져내어 물이랑 섞어 마시면서 커피음료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3) 우리나라에 커피음료가 처음으로 도입된 시기는 정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아 여러 가지 가설이 존재하지만 개화기에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4)



커피와 카페인의 관계
커피는 맛과 향이 중요하지만 피로 해소, 각성 등의 부가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마시기도 하며 여기에 작용하는 주된 성분은 카페인입니다. 카페인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으로 커피나무, 차, 과라나 열매 등에 존재하고 카카오 열매와 콜라 열매에도 존재합니다. 카페인은 뇌-혈관장벽을 쉽게 통과하여 중추신경 흥분작용물질로 작동하고 따라서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면 각성상태가 유발되면서 기분이 들뜨고 좋아지는 증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혈역학적 변화를 일으켜 혈압상승, 빈맥, 가슴 두근거림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이뇨작용을 가지고 있어 개개인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은 요의를 느끼게 됩니다.5),6),7) 안과적으로는 안압과 관련하여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카페인과 안압과의 관계
카페인과 안압과의 관계는 상반된 여러 보고들이 있습니다. 우선 카페인이 안압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보고들을 살펴보면, Adams8)의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 섭취가 유세포분석기(fluorocytometry) 측정법으로 측정한 인간의 방수의 흐름과 안압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원발개방각 녹내장 환자들에게 1% 카페인 안약을 만들어 사용하게 하였을 때 약 1주일까지의 실험에서는 안압 상승효과가 없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9) 그리고 몇몇 연구에서는 카페인의 소비가 개방각녹내장의 발생률에는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하였습니다.10), 11)

반대로 카페인이 안압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여러 연구들도 있습니다. 정상인에서 하루에 400 mg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우 약 1시간 반까지 4 mmHg의 안압 상승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정상안압녹내장 환자와 고안압증이 있는 경우, 카페인을 180 mg 이상 섭취하였을 때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사이에 안압이 2~3 mmHg 정도 상승하였습니다.12), 13) 또한 49세 이상의 3,654명의 대상자를 통해 대단위 연구를 실시한 Blue Mountains Eye Study에 따르면 개방각녹내장 환자에서 주기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평균 안압이 유의하게 높았으며(19.63 mmHg > 16.84 mmHg), 하루에 200 mg 이상의 카페인을 복용하는 군에서 그렇지 않은 군보다 평균 안압이 높았다고 보고하였습니다(19.47 mmHg > 17.11 mmHg).14)

최근 울산대병원 안과 이창규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카페인이 들어 있는 에너지음료를 마신 20-30대 정상인과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마신 군을 비교해보았을 때 에너지 음료를 마신 군이 대조군에 비해 마신 이후 30, 60, 90분까지에 의미 있는 안압 상승이 있었으며 최대 2 mmHg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5)

한편, 카페인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연구로는 카페인이 거짓비늘녹내장의 위험을 높이는데 특히 하루에 3잔 이상의 커피(약 400 mg의 카페인)를 마시는 경우와 여성 중에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더욱 연관이 있고 이에 반해 콜라, 차, 초콜릿 등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 다른 음식들은 관련이 적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커피가 혈중에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의 수치를 올리며 호모시스테인은 혈관 손상, 산화 스트레스, 세포외 기질 변화 등을 야기하므로 이차적으로 비늘 증후군을 일으킬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16), 17)

카페인이 안압을 올리는 기전은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는 방수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카페인은 모양체에서 방수의 생산을 유발하는 물질을 높은 농도로 유지하게 해서 방수의 생산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카페인에 의해 높아진 혈압에 의해 모양체에서 방수 형성을 위한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을 올려서 방수 형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번째 기전은 방수 유출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카페인이 방수가 나가는 곳인 섬유주의 구멍을 좁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18). 19) 또한 카페인은 황반과 시신경, 망막, 맥락막으로 혈액공급을 저하시켜 높은 안압에 노출된 시신경의 녹내장성 손상을 더욱 잘 유발 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국내 음료 카페인 함류량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료 중 ml당 카페인 함유량은 조제 커피가 가장 많으나 실제로는 물에 섞어 희석하여 마시기 때문에 일 회 카페인 전체 제공량은 커피 전문점 커피가 평균 123 mg의 카페인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고, 일부 커피전문점 커피 한 잔에는 217~307 mg의 많은 카페인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론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대부분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안압을 올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 100~150 mg당 안압은 약 1 mmHg 정도 상승되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안압 상승은 정상인 보다는 녹내장을 가진 환자에서 더욱 명확히 보이기도 하는데, 짧게는 1시간 반에서 길게는 12시간까지 안압이 오를 수 있겠습니다.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를 마시는 것이 녹내장의 발생에는 거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거짓비늘녹내장의 발생에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녹내장 환자들은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1~2 mmHg 정도의 안압 상승은 일중 변동폭에 들어가는 수치이지만 녹내장 환자에서 안압을 1 mmHg 낮추는 것이 녹내장 진행할 위험을 10% 줄일 수 있다는 측면20)에서는 커피로 인한 안압상승이 비록 일시적이고 폭이 크지는 않지만 일부 녹내장 환자에게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카페인으로 인한 안압 상승이 일시적이기는 하나 반복된 커피의 복용으로 지속적인 안압 상승을 보인다면 이것이 녹내장의 악화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21) 특히, 병원에서 진료를 보기 전에 커피를 복용하면 진료시 상승된 안압이 평상시 안압으로 주치의가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진료 전에는 가급적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커피를 전혀 마시지 마시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실, 카페인 함량을 생각해볼 때, 흔히 마시게 되는 커피전문점 커피를 기준으로 하루에 두 잔 정도까지는 충분한 시간 간격을 두고 마신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걱정스럽다면 가급적 카페인 함유량이 적은 커피를 마시거나 차를 마시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1. 2016 가공식품 세분시장현황-농림축산식품부
  2. World Coffee Consumption 2015.10 ~2016.9
  3. 월드베스트 커피
  4. 문헌을 통해 본 우리나라 커피의 역사, 대한 관광경영학회, 2013
  5. Pharmacology, 3rd ed
  6. Am J Cardiol 1984
  7. Br J Clin Pharmacol 1985
  8. Ophthalmology 1990
  9. Clinical ophthalmology 2011
  10. Invest Ophthalmol Vis Sci. 2008
  11. Br J Ophthalmol 2017
  12. Ann Pharmacother 2002
  13. J Glaucoma 2011
  14. J Glaucoma 2005
  15. 대한안과학회지 2015
  16. Am J Clin Nutr. 2000
  17. Am J Ophthalmol 2004
  18. Annu Rev Med 1990
  19. Clinical pharmacology, 7th ed. 1994
  20. Arch ophthalmol 2003
  21. Invest Ophthalmol Vis Sci.2008


도움말: 울산대병원 이창규
(사진: 조석호)